[환경미디어 칼럼] 보릿고개와 혜화여고 학생들의 한 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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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07-10 10:48 조회15,532회 댓글0건본문
보릿고개와 혜화여고 학생들의 한 끼
50여년 전 GNP 82달러 불과
불과 50여 년 전에 우리는 ‘보릿고개’를 겪으며 살아왔다. 요즘 학생들은 사전을 찾아봐야 알 수 있는 단어다. 보리가 익지 않은 상황에서 전년 가을에 수확한 쌀마저 바닥나 굶주릴 수밖에 없게 되던 4~5월의 춘궁기(春窮期)를 일컫는다. 이 시절 사람들은 너무 배고픈 나머지 아직 다 여물지도 않은 감자나 풋보리를 캐서 먹거나 베어 먹으며 끼니를 때웠다. 보릿고개가 막바지로 치닫는 소만 무렵엔 못 먹어서 얼굴이 허옇게 핀 어린이들을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이 시기의 대한민국은 지금의 소말리아처럼 1인당 국민소득이 82달러에 불과한 세계 최빈국이었다. 최빈국의 국민이었기 때문에 이런 고달픔을 자연스럽게 여겨야 할 만큼 이 나라는 참으로 가난했다. 이 시절로부터 반세기가 지난 지금 대한민국은 알다시피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며 1인당 국민소득이 약 3만 불에 이를 정도로 부강한 나라가 되었다.
극심한 보릿고개를 겪었던 우리나라에서 요즘 해마다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의 양은 약 460만t에 달하며,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20조원에 육박한다. 또한 삶의 풍요로 인해 사람들의 비만율은 폭발적으로 늘어났으며, 심지어 우리나라 청소년 비만율은 18%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 때문에 거리에는 살을 빼기 위한 피트니스 센터와 비만클리닉 센터가 즐비하니 필자의 세대와 비교할 때 격세지감 (隔世之感)을 느낀다.
6초마다 어린이 한 명씩 기아로 사망
그러나 오늘날에도 세계에서 10억 명에 가까운 인구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고, 개도국 인구의 16%는 아직도 영양실조 상태이며 6초마다 어린이 한 명이 기아로 사망하고 있다.
지난 6월 서울 혜화여고(교장 홍덕표)에서 ‘혜화 한 끼 기아체험’을 실시했다. 3학년 재학생과 교직원 등 총 300여명이 참여해 점심 한 끼를 굶은 식사비 약 100여만 원을 성금으로기아국가 아동들에게 기부하기로 했다.
지난 6월 서울 혜화여고(교장 홍덕표)에서 ‘혜화 한 끼 기아체험’을 실시했다. 3학년 재학생과 교직원 등 총 300여명이 참여해 점심 한 끼를 굶은 식사비 약 100여만 원을 성금으로기아국가 아동들에게 기부하기로 했다.
이 체험은 혜화여고 ‘세계 시민클럽’ 동아리 학생이 주축이 돼 자발적인 한 끼의 식사 포기를 통해 배고픔의 고통을 몸소 느껴보고 현재의 풍요에 대한 감사를 느끼는 한편, 지구상의 모든 세계가 하나의 공동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공존 공생하는 삶의 방식을 찾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홍 교장은 “이번 기아체험을 계기로 학생들이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삶의 조건에 대한 감사를 느끼고, 더 나아가 너와 나를 구분하지 않는 공동체적 삶에 대해 소통하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장에 참여한 학생들은 전에 알지 못했던 빈곤의 심각성과 기아실태를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 끼의 기아체험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시험하고 발휘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
세계시민클럽 동아리 회장 주효경 학생은 “이제 빈곤은 절대 남의 이야기가 아니며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갖고 도와줘야 하고, 더 많은 이들이 동참했으며 좋겠다”고 강조했다.
어려웠던 시절 생각하며 굶주리는 이들에 관심을
우리나라는 보릿고개 시절 초근목피(草根木皮)로 연명하며 사람들은 밥 몇 알도 쉬이 버리는 일이 없었다. 그 시절부터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 대한민국은 최빈국 출신 국가로서는 사상 최초로 선진 공여국의 협의체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했다.
우리도 이제는 어려운 시절의 모습을 기억하며 이 시간에도 기아에 허덕이는 세계인들에게 다시 한 번 관심을 가질 때가 됐다. 또한 서로 공존하고 공생해야 한다는 인식과 이를 위한 방법적 모색과 실천이 채워져
그런 의미에서 혜화여고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어려운 이들을 향한 마음이 참으로 대견스럽다. 하나의 작은 밀알이 큰 열매로 이루어지듯이 이 뜻이 전 국민에게 전해져 많은 어려운 이들에게 희망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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