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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주의 덫에 빠진 ‘필리핀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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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5-03-06 14:09 조회16,94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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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이기주의 덫에 빠진 ‘필리핀항공’
2015-03-06 13:36:35
지난해는 대형항공사들에 특히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대형 인명피해를 동반한 국제 항공기사고부터 사회적 논란이 된 ‘땅콩 리턴’까지 많은 이슈들이 있었다. 특히 말레이시아 항공기와 에어아시아 항공기, 대만항공기 추락 사고에서는 해묵은 안전문제를 다시금 드러냈다.
 
아시아 항공업계가 연이은 대형 사고를 일으키며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갑작스런 악천후로 인한 사고였다고 항공당국은 밝혔지만, 이번 사고들을 통해 아시아 항공사들이 불안전하다는 오명을 면할 수 없음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러한 항공사에 대한 우려 가운데 지난 1월 필리핀항공 마닐라행 비행기에 올랐다. 필자가 소속된 한국환경체육청소년연맹 주최로 필리핀 칼람바 지역 빈민촌 화재 구호물품 전달식을 위해 향한 것이었다. 하지만 화재로 집을 잃은 이들에게 구호품 전달이라는 취지와 다르게, 첫 출발부터 삐거덕 거렸다.  
총 3차에 걸쳐 109명의 교원들이 전달하려고 했던 물품들이 필리핀으로 배송하는 비용이 예상 밖으로 초과 발생한 것이다. 한시라도 삶의 터전을 잃은 지역에 의류와 학용품을 전하고자하던 마음이 앞섰던 바, 주한 필리핀대사관과 국적기인 필리핀항공에 도움을 요청하는 연락과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필리핀항공사 측은 규정상 추가로 발생하는 짐에 대해서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일괄적으로 비용이 청구된다며 지원물품이던가 구호활동일지언정 일정금액을 지불해야한다는 입장만을 고수했다.
 
기업의 이윤추구 그 자체를 두고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지역사회와 상생을 추구하는 것이 미래 기업이 추구하는 방향이자 목적이며, 나아가 기업의 발전으로 이어지지 않는가? 단순히 돈이 안 된다고 구호활동에 비용을 청구하는 필리핀항공 입장이 곱게 보이지 않는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관중규표(管中窺豹)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대롱으로 표범을 본다는 뜻으로 작은 것에만 매달려 큰 것을 보지 못하는, 나무만 보고 숲을 못 보는 우를 범하는 행동을 일컫다. 이처럼 대롱 속으로 표범을 엿보듯이 당장의 이익만 바라보아 시야가 좁게 행동한 필리핀항공이 관중규표의 사례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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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월, 필리핀 말라본시티을 방문에 아이들에게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필자와 필리핀의 인연은 유독 끈끈하다. 필자는 지난 2013년 선문대 학생들과 슈퍼태풍 하이옌으로 피해를 입은 아클란주 지역에 ‘사랑의 집짓기’ 봉사활동도 참여했다.
 
학생들과 필리핀 빈민지역에 새집을 지으며 화마의 잿더미 속에서 위로를 받는 이들의 희망의 눈빛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그리하여 필리핀 빈민가의 비참한 소식을 뉴스로 들은 후 각 초등학교장들에게 구호물품 기부를 제안, 추진진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일을 진두지휘하며 필리핀항공의 행태에 놀랐던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항공운송비는 기업의 이익만 먼저 내세운 이기주의라고 넘어가도, 비상 때 승무원을 도와 신속한 탈출 보조 업무를 책임지는 비상좌석에 추가비용을 요구하는 것은 무슨 논리인가? 물론 일반좌석보다 상대적으로 넓은 공간을 이용할 수 있기에 비상구 좌석은 승객들이 선호하는 자리이다. 그리고 비상좌석은 별도의 착석규정이 마련돼 있어 규정에 어긋나는 승객은 비용여부와 관계없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필리핀항공사의 ‘프리미엄 비상구 좌석’ 규정을 보면 최근 불거진 아시아 항공업계의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떨쳐지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였다.

연수일정을 마무리 지으며 필리핀은 6.25 당시 전투병을 보내고 경제 원조를 해주었던 바를 기억하며 격세지감(隔世之感)을 실감했다. 실제로 1960년대 필리핀은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건축기술을 보유하였고, 한국에 지어진 미국대사관 설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결과물이라니 당시 필리핀의 기술력이 앞섰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당시 양국 간 국민소득을 비교해보아도 우리나라가 80달러인 반면 필리핀이 254달러로 우리나라를 원조해주던 입장이었던 셈이다.  
 
최근 흥행돌풍을 일으킨 영화 '국제시장'을 보며 격한 공감대를 형성한 중장년층 세대인 필자이기에, 우리나라가 이제 대외원조를 제공하는 경제성장을 이룬 현시대가 참으로 감격스럽다. 잇따른 태풍과 화재 등의 재난으로 집을 잃은 필리핀 지역에 희망상자를 전달하는 것이 한때 최빈국 시절의 은혜를 되갚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빈민촌 아이들에게 성금보다는 당장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의류품과 학용품을 전달하자는 것이 연맹과 교원연수의 취지였다. 이번 동계 교원연수를 통해 모든 물품을 전달하지 못한 점은 끝내 아쉽게 생각하며 향후 따뜻한 원조의 손길이 이어지도록 더 넓게 바라보는 기업들의 태도변화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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