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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칼럼]옛 학창시절, 45년 만에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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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8-14 16:55 조회13,7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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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팀 eco@ecomedia.co.kr | 2014-08-13 22:36:10



△ 유범진 한국환경체육청소년연맹 이사장

 지난 7월말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동창들과 함께 용문산에 다녀왔다. 동창들 중 하나가 양평 용문산에 조그만 원두막을 지었다며 초대를 한 것이다. 60년대 학교를 다녔으니 어언 45년 만의 소풍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만난 동창들은 어느 덧 흘러간 세월 속에 하얗게 된 머리로 손자 손녀들의 재롱을 벗 삼아 인생의 후반기를 보내고 있다.

 

모임이 열린 용문산은 고지대인데다가 마침 비가 많이 내리는 날씨여서 한여름인데도 불구하고 제법 쌀쌀한 날씨였다. 그러나 오고 가는 이야기 속에 담긴 마음들은 오히려 따뜻함마저 느낄 수 있었다. 

 

필자가 초등학교 시절이던 60년대에는 먹을 것이 부족해 학교에서 나온 우유가루와 옥수수 빵이 최고의 간식이자 주식이었던 어려운 시절이었다. 그 시절 봄이 되면 산에 올라가 칡과 창꽃(진달래)잎을 따서 먹었고, 여름에는 방죽(농사를 지으려 물을 가두어 놓은 곳)에서 발가벗고 헤엄을 쳤으며, 겨울이면 교실에서 솔방울과 장작으로 난로를 피웠다.

 

입학 때도 책·걸상이 없어 멍석과 가마니를 깔거나 사과 궤짝을 뒤집어 놓고 공부했던 그 시절, 방과 후면 전교생이 선생님과 함께 솔방울을 주으러 다녔고, 놀이거리라고 해봐야 구슬치기나 딱지, 여자아이들은 고무줄놀이가 전부였다. 

 

또 한 반에 70명이 넘는 학생 숫자 덕에 난로 위에 올려놓은 도시락이 층층이 쌓여 아래쪽 도시락을 빼주지 않으면 타버리기 십상이었고, 너무 까맣게 타버려 누룽지도 못먹었을 때가 있었다. 

 

학창시절하면 선생님에 대한 추억도 빼놓을 수 없다. 6학년 때 담임선생님께서는 우리가 큰 잘못을 하자 호되게 벌을 주셨다. 그리고 나서는 ‘너희를 잘못 가르친 내 책임이 크다’고 하시며 우리들에게 선생님의 엉덩이를 때리라고 하셨다. 

 

우리들은 그럴 수 없다고 울먹였지만 선생님은 완고하셨다. 지금은 먼저 하늘나라로 떠난 故 정원섭이라는 친구가 먼저 매를 들고 선생님을 때렸고 좀 더 세게 때리라는 선생님의 말에 반 학생들 모두 울면서 그대로 따랐다. 

 

옛날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상상하기 그 장면은 여전히 가슴 찡한 장면으로 기억되고 있다.

 

요즘 청소년들을 보면서 참으로 시절이 많이 변했음을 느낀다. 예전에는 먹을 것도, 즐길 것도 부족했지만 그만큼 따뜻한 인간미가 있었다. 요즘 아이들 중 초등학교 담임선생님들의 성함을 외우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오래된 벗들과 함께한 45년만의 나들이.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적은 우리 친구들이여, 우정 변치 말고 수복강녕(壽福康寧 )하시길!

 


유범진 한국환경체육청소년연맹 이사장,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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