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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칼럼]학교체육 변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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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7-16 09:50 조회13,7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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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정상의 정상화는 사람의 손에 달려있다

    대통령의 18번이 되어버린 ‘비정상의 정상화’란 용어는 우리 사회가 ‘기본과 상식이 뿌리 채 흔들려버리고 뒤섞여서 혼란한 상태’를 바로잡겠다는 뜻이 담긴 말이라고 생각된다. 소치올림픽에서 쇼트트랙 3관왕을 달성한 빅토르 안의 러시아로 귀화한 사건 이면에 숨겨진 문제가 화두로 부각된 적이 있다. 결국 실력과 선수 보호 보다는 한국체대와 비한체대간의 보이지 않는 대립 속에 ‘쇼트트랙 운동 그 자체를 지독히 좋아했던 선수의 열정’이 더 이상 설 자리가 없게 만들어버린 이 비정상적인 상황을 뒤늦게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역설적이게도 운동선수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지닌 러시아의 체육지도자들은 이런 안현수를 알아보고 따뜻하게 손을 내밀었다. 부상으로 깊은 절망의 나락에 빠져있던 안선수의 재능과 자질을 알아보고 전폭적으로 지원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지도자가 우리나라엔 없었다. 문제는 이러한 일들이 운동선수들뿐만이 아니라, 우수한 두뇌집단 역시 언론에 소개되지 않을 뿐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훌륭한 선수의 뒤편에는 항상 그를 격려하고 지원하는 부모님, 코치, 멘토들이 가깝게 포진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필자와 같이 평생을 체육계에 몸담아온 사람들의 다수 느끼는 것은 ‘큰 바위의 얼굴’ 같은 체육지도자와 백년지대계의 교육정책이 부재하다는 탄식이다. 즉, 백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김연아, 박태환, 육상의 황영조, 이봉주 등 헤아릴 수없는 선수들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생활 예체능교육을 활성화하고, 저변으로 확대하는 등의 노력으로 학교체육을 변화시킬 필요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초·중·고 부터 인성교육을 우선으로 학교체육을 육성하여 끼와 특기를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본다. 이에 지난 2월 6일에는 한국학교체육지도자협의회(안재협 회장·서울남부교육청교육장)가 발촉되어 무엇보다도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학교체육을 변화시키는데 일조하는 등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물론 아직 그 변화는 미미하지만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이 학교체육의 발전을 도모한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 우연한 기회에 지인들과의 자리에서 신현종(전 디자인고 이사장)을 만나 운동부에 관한 대화 중 경기인 출신인 필자보다도 현실 학교체육에 대해 직설적인 돌직구로 열변을 토했다. 지금은 신 이사장과 호형호제 하는 사이가 됐지만 당시는 상당히 당혹스러운 경우가 있었다.

신 이사장은 홍익대 미대 출신이다. 특유의 예술인 기질을 지닌 그는 교장 재임시, 야구부를 창단했다. 서울에서 30년 만이라고 하는데, 전통의 럭비부가 있었으나 학생들의 진로가 불투명하고 득보다 실이 많았다고 한다. 야구부 창단 시 학교구성원의 반발도 있었지만 인성교육을 전제로 생활 예체능 교육에 방점을 두고, 모든 운동의 근간인 육상부를 비롯해 전 종목을 창단하여 수익자 부담으로 학교는 학사관리만 하고 자율적인 교육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다. 유행처럼 한 방향으로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유연하고 창의적인 다양한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노출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교육을 선도하자는 것이다. 그는 예술인을 넘어서 멋진 교육디자이너였던 것이다.

그는 늘 “평범한 학교의 수준은 학교장의 수준을 넘지 못한다”라고 말한다. 학교장이 소신있게 본인의 뚜렷한 교육관을 갖고 현장에서 직접 학교를 보다 더 낳은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학교의 현장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기존의 원리·원칙만을 고수하려는 교육청 등 관련 감독 기관들 때문에 학교 경영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열변을 토로하며, 교육 현장에서의 ‘비정상의 정상화’는 교육부의 정책이나 고압적 지시와 법령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일선학교의 리더라고 할 수 있는 학교장의 마인드가 가장 우선적이라는 것이다.

사실 학생의 스승은 교사이고 교사의 표상은 교장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위대한 운동선수가 탄생하고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따면서, 국위선양을 하는 것처럼 능력과 자질을 가진 학생들이 자신들의 꿈을 마음껏 펼쳐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교사와 리더가 절실하다. 또한 인간적인 풍모를 갖추고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마음, 뒷바라지하거나 적극 참여하려는 태도, 업무추진에 명백한 목표를 세우고 정책을 계획, 조직, 조정하며 결과에 책임지게 하는 등의 리더십을 적극적으로 발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학교 리더로서의 학교장이 실제로 미치는 영향력은 그만큼 크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교육부는 올림픽 선수들만 띄우고 포상할 것이 아니라, 금메달 교육자들에 대한 진정한 예우와 존경의 풍토를 만들어주는데 눈을 떠야 할 것이다. 헬렌 켈러라는 위대한 인물의 탄생에는, 셜리반이라는 선생님의 절대적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역사였다. 그러나 현실은 금메달 선수만 주목할 뿐 그러한 선수를 탄생시킨 분들의 배경에 대해선 너무 무심한 것이 사실이다. ‘귤이 회수를 넘으면 탱자가 된다’는 중국의 속담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결국 안현수는 거꾸로 러시아를 선택해 탱자에서 귤로 업그레이드 된 것이다.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탱자가 귤로 바뀔 수 있는 교육생태 환경을 만드는 일에 대통령과 교과부 장관, 교육감뿐 아니라 학교체육지도자들 모두가 앞장 서 줄 것을 기대해 본다.

유범진 한국환경청소년연맹 이사장,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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